900년 나무 앞 송혜교 바둑 둔 그곳…
인증사진 '핫플'된 청주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문동은(오른쪽)이 야외에서 바둑을 배우는 장면은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서 촬영됐다. 사진 넷플릭스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운천동 운리단길. 600m 남짓한 골목길에 카페와 공방, 식당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동네 놀이터 앞엔 ‘국가대표 반찬가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나오는 반찬가게다. 촬영팀에서 카페 건물을 빌린 뒤 드라마 세트로 꾸몄다고 한다.
일타 스캔들은 유명 수학학원 강사 최치열(정경호)과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운리단길을 찾은 사람들은 반찬가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회사원 박지성(32)씨는 “근처 식당에 왔다가 ‘일타 스캔들’ 촬영 장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운리단길 스탬프 투어에 나선 윤동신(24)씨는 “운리단길은 한적한 주택가 안에 예쁜 카페가 모여있어서 아늑한 느낌을 준다”며 “카페에 들른 뒤 일타 스캔들에 나온 반찬가게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 운천동 운리단길을 찾은 주민들이 일타 스캔들 촬영장소인 국가대표 반찬가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청주시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청주에서 촬영됐다. 2009년 ‘카인과 아벨’, 2010년 ‘제빵왕 김탁구’, 2011년 ‘영광의 재인’ 등 드라마 명소로 이름을 알린 청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정면으로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이 주여정(이도현)에게 바둑을 배우는 곳 역시 청주에 있는 중앙공원이다. 상당구 남문로 2가에 조성한 이 공원엔 수령 900년 된 은행나무(압각수·충북기념물 5호)가 있다. 주인공 동은과 여정이 공원 한중간에서 바둑을 두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동은과 가해자 친구가 재회하는 장면이 촬영된 사찰은 청주 서원구 사직동에 있는 용화사다. 이 절은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법주사 본사 말사다. 벚꽃 개화 시기에 용화사를 찾으면 무심천을 산책하며 쉬어갈 수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20세기 소녀’에는 중앙공원·무심천·가로수길·우암산 우회도로 등 청주시 곳곳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대외비’는 청원구 내덕동 문화제조창에서 촬영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일부 장면은 충북도청에서 촬영됐다. 청주에서 영화·드라마 촬영이 많아진 이유는 2017년 출범한 청주영상위원회 ‘로케이션 지원 사업’과 ‘인센티브 지원 사업’ 영향이 컸다. 로케이션 지원 사업은 영화·드라마 촬영지 섭외를 돕는 시책이다. 영상위원회가 추천 촬영지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거나, 문의가 오면 장소를 연결해 주는 식이다.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촬영팀이 청주에서 사용한 비용 절반을 지원하는 것이다. 촬영팀이 청주시 소재 업체에서 쓴 식비와 유류비, 숙박비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2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촬영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한 영상물은 250여편에 달한다.
이근규 청주영상위원회 선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년간 콘텐트 제작사들이 인적이 드문 지방으로 촬영지를 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청주는 서울에서 1시간40분이면 올 수 있고,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중앙일보]202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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